넥스트 투 노멀

The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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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투 노멀
정신질환을 사전에서 찾으면 이렇게 나온다. 사람의 사고와 감정, 행동 같은 것에 영향을 미치는 병적인 정신상태. 베토벤, 빈센트 반 고흐와 같은 천재 예술가의 광기나 열정으로 표현하지 않고는, 뮤지컬의 소재로 쓰기엔 왠지 한없이 비극적이고 무겁다. 그러나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은 이러한 편견을 보기 좋게 깨버린다. "넥스트 투 노멀"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게다가 미국의 평범한 주부)와 그 가족의 이야기다. 정상과 비정상 혹은 행복과 불행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로는 쉽게 설명할 수 없는 묵직한 주제를 음악의 완성도, 무대의 구성, 대본의 짜임새 등 뮤지컬의 미덕을 모두 충족시키며 훌륭하게 만들어냈다. 두 시간 동안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힘, 평범함 그 언저리를 꿈꾸는 "넥스트 투 노멀"의 비범함은 여기에 있다.
 
3층의 철제 구조물로 만들어진 무대는 가족이 생활하는 집이자 주인공 다이애나의 정신 상태를 보여주는 공간이다. 그리고 다이애나가 있는 1층과 딸 나탈리가 있는 2층을 비교하며 가족들의 심리도 한눈에 효과적으로 담는다. 장면에 따라 패널이 움직이며 세 개 층을 열두 개의 공간으로 나누는데, 거창한 무대 장치 없이 분할된 공간을 유려하게 흐르는 배우들의 움직임만으로도 작품은 활력을 얻는다. 음악은 어떠한가. 이것이 비로소 뮤지컬을 보는 즐거움이라는 것을 되새기게 한다. 록 음악부터 재즈, 클래식을 넘나드는 음악은 고전이라 불리는 작품들과는 다른 쾌감을 준다. 16년 동안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주인공이자 엄마인 다이애나와 가족의 엇갈리는 감정을 담기에도 강렬한 록 음악은 적절하다. (길을 걸으며 듣기에도 아주 좋다!) 그리고 뻔한 위기와 절정, 해피 엔딩으로 흘러가지 않고 탄탄하게 구축된 이야기까지. 하나하나의 완벽한 요소가 모인 이것이야말로 슈퍼히어로들이 모인 어벤저스가 아닌가 싶다.

 

글 김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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