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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다이닝 신의 새로운 리더, 7인의 셰프

파인 다이닝의 시대가 서울에서 새롭게 열리고 있고, 그 최전선에 선 젊은 셰프들을 여기에 모았다.

PHOTOGRAPHS: KANG TAE-HOON
요즘 한국에서 음식은 '핫하다'는 말로 다 담을 수 없는 주제다. "냉장고를 부탁해" 혹은 "삼시세끼" 같은 프로그램이 엄청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인스타그램에서는 #먹스타그램 혹은 #맛스타그램 같은 해시태그가 폭주하고 있다. 게다가 많은 셰프가 점점 유명인사가 되고 있다.
그리고 아트 퀴진을 둘러싼 뜨거운 분위기 속에 젊은 오너 셰프들이 서울의 파인 다이닝 신에서 최전선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전엔 이들처럼 세계 각국의 레스토랑 주방에서 많은 경험과 전문 지식을 쌓은 뒤 한국으로 돌아온 셰프를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또한 이들 중 다수는 명망 있는 요리 학교인 CIA(Culinary Institute of America)와 같은 곳에서 공부했다. 어떤 셰프들은 그들이 갖고 있는 경험과 한국 음식에 대한 지식을 결합하여 소위 '네오 코리안(Neo-Korean)' 또는 모던 한식이라 부르는 퀴진의 발전을 이끌기도 했다. 서울에서 좋은 음식과 실력 있는 셰프들을 만나는 것 자체가 새로운 일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다이닝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리드하는 셰프가 많아진 것은 분명하다. 이 셰프들이 다이닝 신에 한 단계 높은 전문성을 가져온 것이든, 아니면 서울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이든 분명한 점은 굉장히 흥미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 파인 다이닝의 시대가 서울에서 새롭게 열리고 있고, 그 최전선에 선 젊은 셰프들을 여기에 모았다.  그리고 누구보다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7인의 셰프들을 만나고 인터뷰를 진행하는 데에는 샘표 장 프로젝트팀의 최정윤 팀장이 기획단계에서부터 "타임아웃 서울"과 함께 큰 역할을 해주었음을 미리 밝히는 바이다. 
에디터 이동미  기획 및 섭외 취재 협조 최정윤(샘표 장 프로젝트 팀장)

임정식 | 정식당

정식당 이전의 한식은 한정식 아니면 백반, 혹은 술안주이거나 분식이었다. ‘모던 코리안’이라는 장르를만든 정식당의 음식은 파인다이닝으로 즐길 수 있는 한식의 세계를 창조해냈다. 군대시절 취사병으로 생활하면서 처음 요리를 접한 임정식은 요리에 남다른 흥미와 재능을 발견한 뒤 뉴욕 CIA에서 본격적으로 공부를 하게 된다. 미국에서 서양 퀴진의 기초와 역사를 배웠지만, 그가 늘 관심을 가지고 있던 것은 한식이었으므로, 서양식 조리 기법을 한식에 접목하는 시도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정식당에서 코스 요리를 시키면 우선 ‘반찬’이라 부르는 아뮤즈부시가 나온다(하지만 비주얼은 완전 서양식). 곡물튀김 위에 얹은 ‘나물 반찬’, 쌈채소 위에 갈치속젓과 조그만 밥을 뭉쳐 올리는 ‘쌈밥’ 등이 작은 조각으로 나오는데, 이런 아기자기한 아뮤즈부시가 다섯 접시나 나와 손님을 기쁘게 당황시킨다.(하지만 곧 후한 인심을 느낄 정도). 이후 애피타이저, 밥, 생선, 육류 메뉴로 그의 재기는 이어진다. 한국 전통음식을 재창조한 ‘맛있는 구절판’, 성게알과 김퓌레 소스에 버무린 덮밥, 소프트셸크랩 튀김을 곁들여 내장 소스에 버무린 덮밥, 꽈리고추 멸치볶음 위에 올라간 촉촉한 금태구이, 산초 장아찌를 곁들인 안심 스테이크 등 재료는 다 익숙한 것들이지만, 그 한식의 맛은 지금껏 먹어보지 않은 새로운 맛을 담고 있다. 돌하르방과 제주도의 현무암 갯바위를 형상화한 디저트 ‘돌하르방’은 정식당의 예전 시그니처 디저트였던 ‘장독’(장독 모양의 초콜릿 무스)의 인기를 금세 대체했다. 그가 음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굿 밸런스(Good Balance’다. 맛의 균형, 그리고 서비스의 균형. 한식, 혹은 ‘모던 코리안’이라는 정체성은 그 이후의 문제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백한 모던 코리안의 개척자요, 혁명가인 그는 2011년, 뉴욕에 맨해튼 버전의 정식당 ‘JUNG SIK’을 내 2013년 미슐랭 1스타를 따내는 저력을 과시했다. 2014년 2스타로 올라선 별 개수는 올해도 굳건히 유지되고 있다. 물론 서울의 정식당 역시 국제적인 명성을 갖고 있다. 2015년‘아시아 베스트레스토랑 50’에서는 10위에 올랐다. “처음에는 특이한 걸 하자는 생각이었어요. 시간이 흐르고 뉴욕에서 더 기본적인 한식의 요소가 환영받는 걸 보며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죠. 재료에 더 많은 투자를 하게 되었고, 최대한 조리를 덜 하는 레시피를 택하고 있어요. 이제는 기본적인 맛의 조합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새로운 경험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약간의 트위스트를 주는 것도 중요해요. ”11월부터는 정식당의 음식이 대격변을 맞게 된다. 하나의 접시 위에서 모든 조화를 이룬 서양식 플레이팅의 공식에서 벗어나, 메인 요리와 ‘반찬’을 각기 플레이팅하는 새로운 스타일링을 구상 중이다. 정식당만을 위한 농장도 만들 계획이며, 무엇보다 직원들이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는 직장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 그의 꿈이다. 서울을 대표하는 식당으로서,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낀다는 임정식. 모든 것을 이룬 것처럼 보이는 그에게 여전히 이루고 싶은 미래가 더 많다는 사실에 전율이 일었다.  이해림 인터뷰어 최정윤(샘표 장 프로젝트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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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구 | 밍글스

“한식을 기본으로 장과 발효초, 다양한 한국의 허브와 제철 식재료를 사용한 음식이죠.” 강민구 셰프가 설명하는 밍글스의 음식이다. 그는 발효를 근간으로 한 한국의 맛을 서양식 음식에 버무린다. 그의 코스에서 가장 익숙하고도 가장 새로우며 특징적인 것은 선택 메뉴인 ‘밍글스 밥상’이다. 한국사람이 먹는 가장 전형적인 형태의 한 끼 식사, 5첩 반상을 밍글스식으로 풀어낸 한 상 차림이다. 몇 가지 시그니처 메뉴에서 강민구식 음식 특징을 더욱 자세하게 느껴볼 수 있다. 아뮤즈 부시로에는 전복내장소스와 망고퓌레, 연어알, 그리고 트러플 파우더를 올린 김부각이 등장한다. 메인 중 가장 인기 많은 양갈비에 곁들이는 향은 된장이다. 그렇다면 밍글스의 푸아그라는 어떨까? 매실주와 된장에 재워 백김치나 다시마로 감싼 푸아그라 토숑이 밍글스 스타일이다. 디저트는 좀 더 놀랍다. 된장이 들어간 크렘블레 위에 간장에 절인 피칸과 고추장을 살살 뿌린 아이스크림이 올라가는 아이스크림 디저트, ‘장 트리오’가 그의 시그니처 디저트다. 아직 30대 초반인 강민구 셰프는 요리 경력의 대부분을 해외에서 보냈다. 동경하는 요리사였던 노부 마츠히사의 노부 바하마에서 최연소 헤드셰프로 일하는 이미 꿈을 이루고 한국에 돌아왔다. 한식을 베이스로 하지만 세계 각국에서 쌓은 미식 경험이 녹아 있는 그의 요리는 어떤 사명감의 반영이다. “한국 손님에게는 즐거운 외식 경험을, 그리고 외국 손님에게는 한국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미식 경험을 안겨주고 싶었어요. 누구라도 와서 익숙함 안에서 새로움을 발견하길 바랐죠. 그러다 보니 한식적인 부분을 더 강조하게 돼요. 이 외에도 레스토랑에 있어 중요한 것은 일관된 품질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개성이라고 생각해요. 한국에서는 불과 몇 해 사이에 레스토랑에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할 수 있게 됐죠.” 밍글스는 ‘서로 다른 것끼리 조화롭게 어우러지다’는 뜻을 담고 있다. 젊은 요리사의 꿈과 경험, 철학이 녹아들어 맛있는 향기를 자아내는 이곳은 ‘원하던 삶이 이루어진’ 공간이다. 그 행복의 기운으로, 밍글스는 당신이 어디에서 왔건, 어떤 삶을 살아왔건, 맛있는 한 끼를 제공한다. 글 이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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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스 노트

이번 특집을 진행하면서 끝내 마음에 걸렸던 점이 하나 있다. 새로운 서울 다이닝의 중심 7명에 여성 셰프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다. 사실 라이브 프렌치 디저트를 정착시킨 이현희 셰프(디저트리)와 프렌치 파인다이닝을 선보이는 김은희 셰프(그린테이블)의 이름이 막판까지 거론되었지만, 분야를 다이닝에 한정하고 새로운 흐름을 주도한다는 맥락에서 7인으로 한정시키게 된 것. 하지만 그녀들의 실력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음식업계에 여성 셰프가 드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미국에 있는 레스토랑 그룹들을 대상으로 한 블룸버그지의 한 조사에 따르면 2014년, 전체 수석 주방장 중 오직 6.3% 만이 여성임으로 밝혀졌고, 103년에 달하는 미슐랭의 역사에서도 세 개의 별을 받은 여성 셰프는 오직 네명이었다. 가정이나 식당에서 요리를 도맡아 하는 사람은 대부분 여성이고, 많은 셰프들이 다름아닌 자신의 어머니에게서 요리의 영감을 받았음을 고백함에도 불구하고 요리업계에서 여성 셰프는 왜 이렇게 적은 것일까. 이것이 과연 단순히 여성들의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남성을 리더의 자리에 앉히는 문화의 잔재 때문일까? 지난 여름 연합뉴스는 한 기사에서 "남성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한국의 TV 시청자들은 요리하는 남자에 열광한다"고 거론한 바 있다. 남성들이 지배적인 역할을 하는 요리업계에서 여성은 특히 살아남기 힘든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여성 셰프들의 능력이 부족해서라기보다 근본적인 잘못은 우리 제도와 우리의 잘못된 교육, 매스컴에 있다고 본다. 실력있는 여성 셰프가 더 많이 드러날 수 있는 한국의 다이닝을 기대하며 이 글을 마친다. 이동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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