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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urtesy of VU entertainment

Q&A : 이디오테잎(IDIOTAPE)

유럽 7개국 페스티벌을 휩쓸고 있는 일렉트로닉 밴드 이디오테잎과의 인터뷰.

작성:
Jin-soo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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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제제(신디사이저), 디구루(신디사이저), 디알(드럼) 

2011년 데뷔 이래 국내 클럽, 페스티벌 신에서 두터운 팬층을 형성해온 일렉트로닉 밴드 이디오테잎이 유럽 제패에 나섰다. 꿈의 무대라 불리는 영국의 글라스톤 베리(Glaston bury)를 비롯 독일, 네덜란드등 공연하는 국가만 해도 총 7개다. 페스티벌에서 보여줄 비장의 무기는 자신들의 음악 그 자체라 답하는, 자신감만으로 빛나는 밴드, 이디오테잎. 출국 전날, 홍대 작업실에서 그들을 만났다.

투어를 정말로 코 앞에 두고 있다. 심정이 어떤가.

디알: 준비가 아직 다 안됐다. (뒤에 있는 장비를 가리키며) 짐을 하나도 안 쌌다. 이제 싸야 된다. (웃음)

디구루: 실감 안 난다. 작년 9월쯤 글라스톤베리 쪽에서 섭외 요청이 들어왔을 때에는 정말 믿기지 않고 얼떨떨했다. 근데 오히려 시간이 다가올수록 그런 감정은 사그라들고 현실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제제: 전기는 잘 들어오는지, 무대 상태는 괜찮은지 같은 것들?

디알: 글라스톤베리에서 드럼 치다가 흙탕물에 젖을까봐 걱정이다.(웃음) 

 

총 몇 개국에서 몇 번 공연하나.

디구루: 총 7개국에서 공연한다. 영국의 글라스톤 베리 페스티벌을 비롯해, 독일, 네덜란드, 러시아, 세르비아, 스위스, 포르투갈의 페스티벌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엄청난 이동거리다. 음악 장비는 어떻게 챙겼나.

디구루: 워낙 장거리에 여러 국가를 돌기 때문에 이번에는 최소한의 장비로 이동한다. 스태프 또한 음향 감독인 이지은 감독님과 무대 담당쪽만 동행한다.

*이디오테잎은 현재 최상협 (프로퍼 프로덕션Proper Production) 프로덕션 매니저, 이지은(폴리웍스 오디오/Polyworx Audio) 음향 감독, 박현정(봄 라이팅/BOM Lighting) 조명 감독, 김재환 (PPP) 영상 감독과 프로덕션을 구성하여 공연 하고 있다.

 

영상, 음향, 조명 프로덕션을 꾸려 활동하는 국내 뮤지션은 적다. 그럴 수 있는 환경 또한 열악한 것이 현실이다. 어떻게 하다 팀을 꾸리고 유지할 수 있는 지 궁금하다. 

디구루: 출연료를 포기하면 된다(웃음). 해외 뮤지션들은 프로덕션과 함께 활동 하는 게 굉장히 보편적이다. 그러나 국내는 영상, 음향, 조명 스태프들과 프로덕션을 꾸려 활동하기가 힘들다. 우리는 주변 분들의 도움이 컸다. 제제랑 만나서 음악을 시작할 때만 해도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이라는 개념도 없었고, 신(scene)이 겨우 움트던 시기였다. 그 때부터 알게 된 스태프들이 지금까지 함께해 가능했다. 페스티벌에도 엔지니어나 감독으로 계시고, 기획사 측에서도 우리 무대에 대한 배려를 많이 해준다. 꾸준히 이 팀을 이어나가고 싶다.



음악의 형식은 밴드지만, 분위기는 ‘EDM’스럽다. 신디사이저와 라이브 드럼이 섞인 팀의 셋(set)이 대중에게는 생소할 것 같기도 하고. 하고 있는 음악을 직접 설명해준다면.

디구루: 그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럼 이제는 그냥 ‘신나는 음악’이라고 답한다. 이디오테잎을 표현하는 단어들을 거르고 거르다보니 ‘신나는 음악’이라는 단어가 남더라.
 사실 공연장에서도 “형님 같은 음악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돼요?” 하고 물어보는 친구들이 있다. 근데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난감한 건, 우리는 방법적으로 접근해서 음악을 만들기 시작한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런 셋으로 구성을 해야지’하고 팀을 구성한 게 아니라, ‘이렇게 하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해서 하다 보니 현재의 멤버 구성이 됐다. 

디알: 처음에 구루가 이디오테잎을 하자고 했을 땐 나 역시도 기존의 음악들을 생각했었다. 그러다보니 일렉트로닉 장르에서 쓰이는 드럼 라인을 구현하려고 굉장히 노력했다. 근데 스스로 너무 재미가 없었고, 결국엔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드럼을 쳐보고 안되면 포기하자”는 마음으로 임했다. 그렇게 하니 멤버들이 더 좋아해주더라. 

 

잘하고 좋아하는 걸 자연스레 하다 보니 지금의 음악이 만들어졌다는 건가.

제제: 그렇다. 우리는 재미가 없으면 못하는 스타일이다. 무대 위에서도 관객들의 반응보다는 우리끼리의 합이 더 중요하다.

디구루: 멤버 모두가 음악을 오래한 편이지만 아직도 스스로 재미가 없으면 티가 난다.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다. 별로라고 생각하면 서로 눈을 잘 안 마주친다. 그냥 아무 말 없이 조용히 고개 숙이고 있다.(웃음)



투어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비장의 무기나 곡 같은 게 있나.

디구루: ‘이디오테잎’ 그 자체? 우리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제제: 사실 전에 처음으로 미국 투어를 했을 때에는 “보여주자!”는 마음가짐이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조금 더 즐기는 마음으로 임하고 싶다.

디구루: 우리가 정말 잘하는 것. 우리의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고 받아들이는 것은 그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좋으면 같이 노는 거고, 안 좋으면 그 걸로 끝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몫은 거기까지다.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 받는다. 실제로 공연장에 가도 외국인 관객이 많고. 본인들 음악의 어떤 부분이 해외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나?

디구루: 종종 가사 없이 이어지는 멜로디 라인 때문이라고도 하는데 가사가 없다는 게 큰 이유는 아닌 것 같다. 대신 우리 음악에는 사람들의 마음 깊은 곳에 있는 무언가를 끓어오르게 하는 본능적인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뜬 구름 같은 느낌보단, 화산처럼 솟구쳐 올라오는 그런 느낌. 공연을 보는 동안은 아무 생각 안들 게 만드는 그런 매력이 먹히는 게 아닐까. 그래서 팀 이름도 이디오테잎(idiot-tape)이다. 

 

이번 투어를 통해 이디오테잎이 얻고자 하는 게 있다면.   

디알: 전미 투어 때도 그랬지만 결국 우리가 기대하는 건 ‘가능성’이다. 유명 페스티벌에 섰다거나 유럽 투어로 성과를 냈다거나 가시적인 것들을 보이는데 목적이 있는 게 아니니까. 우리의 음악과 공연을 통해 넓은 세상에서 가능성을 느끼고, 그 가능성을 가지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려 노력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디구루: 이번 투어 역시 이디오테잎에 대한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이다. 스태프들이나 팬들이나, 우리 스스로에게도.


뮤지션들이 꿈의 무대라 부르는 글라스톤베리에 선다. 이제 남은 다른 목표나 무대가 있을까.  

디구루: 2011년 서머 소닉 무대에 서고, 2012년 피크타임의 더 큰 무대에 섰다. 그 때처럼 올해 서는 글라스토 무대보다 더 큰 스테이지에 서고 싶다.



잘 다녀오길 바란다. 투어 중에 개인적으로 해보고 싶은 건 없나? 

디알: 현지의 맛있는 식당들을 찾아 돌아다니며 '테이스티 로드'를 찍고 싶다.

디구루: 아직도 노는 걸 좋아한다. 시간 나는 대로 참가하는 페스티벌마다 바닥을 기면서 놀다 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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