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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아웃 오브 컴턴 GV

GV에는 주최자인 김봉현 평론가(이하 김봉현)뿐만 아니라 자막 감수에 참여한 래퍼 도끼와 더콰이엇도 함께했다. 영화와 힙합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

 

김봉현 자막 감수를 위해서 두 번이나 영화를 보셨는데 어떠셨어요?
도끼 저는 닥터드레가 50달러 벌어왔다고 했을 때 그의 엄마가 “그게 널 부자로
만들어주냐”라고 잔소리하는 장면에 공감이 가더라고요.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거든요. 드렁큰타이거 앨범에 참여해서 70만원을 가져다드렸는데 그다지 반가워하시지 않더라고요. 슬펐어요. 나중에 닥터드레는 비츠라는 헤드폰을 애플과 계약해서 1조라는 돈을 벌었잖아요. 남의 미래는 함부로 판단하면 안 됩니다. (웃음)

김봉현 저는 기자회견 장면이 인상 깊었어요. 마약과 폭력이 담긴 가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으니 본인들은 현실에 대해 이야기할 뿐이라고 답하던. 찾아보니 80년대에 늘어난 국방 예산 때문에 줄어든 복지 예산으로 컴턴을 비롯해 미국의 많은 빈민가가 직격탄을 맞고 더 가난해졌다고 하더라고요. 영화 속 주인공인 실제 래퍼들은 그런 곳에 태어나 자기 의지와 무관한 환경에 놓였죠. 그런 현실에 대해 쓰는 가사를 비판한다면, 과연 가사가 문제인지 그런 가사를 있게 만든 현실이 문제인 건지 고민스럽기도 해요. 뮤지션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더콰이엇 그게 충돌점인 거 같아요. 랩은 굉장히 솔직하게 자기 이야기를 하는데 “너 왜 그런 말을 하냐”는 소리를 들어야 하죠. 우리의 삶이 그렇기 때문에 그대로 이야기하는 것일 뿐인데도요. 물론 그게 랩 음악의 매력이죠. 좋든 싫든 그걸 들으면서 사람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고요. 도끼의 롤스로이스와 제가 타는 벤틀리가 담긴 가사처럼. 그런 거겠죠? (웃음)
 
김봉현 일리네어레코즈(도끼, 더콰이엇, 빈지노의 레이블)의 가사 비판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자랑이 심하다, 마초적인 부분이 있다 같은 비판들이요.
 
더콰이엇 자랑도 심하고, 마초적 부분도 있죠. 일단 그게 저희가 좋아하는 가사고
그런 당당한 태도로 세상을 살고 싶기 때문에 그렇게 가사를 쓰는 거예요. 저희
가사 싫다는 거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하. 
 
도끼 영화 속에서 이지-이가 ‘무관심보다는 비판받는 관심이 낫다’고 말하잖아요.
무관심보다는 낫죠. 김봉현 이 영화가 대중에게 던져줄 수 있는 건 뭐가 있을까요? 
 

김봉현 이 영화가 대중에게 던져줄 수 있는 건 뭐가 있을까요?

도끼 사실 대중에게는 좋은 인상을 줄 수 없을 것 같기도 해요. 워낙 마약, 에이즈
같은 이야기가 나와서. ‘힙합이 이런 거다’  보여줄 수 있는 정도 아닐까요.
 
더콰이엇 일단 좋은 거 같아요. 이렇게 큰 화면으로 영화를 볼 수 있는 게요. 예전에는 힙합 영화가 개봉을 해도 국내 영화관에서 볼 수 없었죠. 저는 <노토리어스>라는 힙합 전기 영화를 지금도 집에서 자주 보는데, 그 영화가 국내 개봉을 하지 않아 안타까웠거든요. 힙합 음악을 하는 입장에서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부분이 있어요. 
 
김봉현 요즘 불거진 가사 논란 때문에 영화를 보고도 “힙합 원래 저렇게 폭력적이고 여성 비하적이구나” 하고 안 좋은 인상을 가질 수 있어요. 그러나 표피라고 해야 할까요? 그걸 걷어보면 사실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래퍼들이 솔직하다는 거죠. 삶에 관해 진실하게 말하고, 언제 총에 맞을지 모르는 불우한 환경 속에서도 예술적으로 가치 있는 것을 만들고. N.W.A 는 힙합뿐만 아니라 팝 문화 전반에 영향을 끼쳤고요. 그런 부분을 발견하는 게 균형 잡힌 시각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후로 힙합 영화가 몇 편 예고되어 있어요. 영화의 흥행, 수익을 떠나서 90년대 초중반, 힙합의 황금기로부터 20년쯤 지났잖아요. 그때를 돌아보고 재조명하는 건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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