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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세상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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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최대 별점 5개

재일교포 작가 유미리가 쓴 1997년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 가족 시네마 >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가족은 어느 집에나 연극이잖아." 가족은 너무나 가깝고, 그래서 더 어렵다. 타인보다 나를 더 이해해 줄거라 믿기에 그만큼 날 선 말로 상처를 주기도 한다. 장 뤽 라갸르스의 희곡 < 단지, 세상의 끝 >은 가족, 더 나아가 집단 속 개인의 고립을 표현한 작품이다. 프랑스의 대표 극장 코메디 프랑세즈의 단골 레퍼토리이며 심오한 주제와 철학적인 대사로 프랑스 대학 논술 시험인 바칼로레아에도 종종 등장한다. 제69회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자비에 돌란 감독의 여섯 번째 영화는 이 희곡을 바탕으로 했다. 감독은 4년 전 < 마미 >에서 어머니 역을 맡았던 배우 안느 도발로부터 대본을 받았지만 당시엔 서재에 방치했다. 칸영화제에서 마리옹 꼬띠아르를 만난 그는 다시 대본을 떠올린다. < 로렌스 애니웨이 >의 배우 나탈리 베이와도 다시 한 번 작업을 하고 싶었던 감독은 이들과 함께 < 단지 세상의 끝 >을 만들었다. 감독은 영화를 소개하며 “불완전함, 외로움, 슬픔, 열등감… 이 모든 것들은 ‘가족’과 가장 가까이 닿아있다. 나는 마침내 어른이 된 후에야 한 명의 인간으로서 장 뤽 라갸르스가 그리는 인물들의 감정과 마음속 깊은 상처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그들의 결점과 불완전성에 이끌렸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작가 루이(가스파르 울리엘)는 자신의 죽음을 알리기 위해 12년 만에 고향을 찾는다. 그를 반기는 것도 잠시, 어머니(나탈리 베이), 여동생 쉬잔(레아 세이두), 형 앙투안(뱅상 카셀), 그리고 형수 카트린(마리옹 꼬띠아르)는 너무 오랫동안 고향을 떠나있던 루이를 질책한다. 그는 대화를 하려 하지만 번번히 가족들은 저마다 할 말을 쏟아내며 그와 소통하려 하지 않는다. 죽음을 앞둔 루이는 남보다 멀었던 가족들에게 계속 진심을 전하려 한다. 박진감 넘치거나 포복절도하게 할 영화는 아니지만 많은 생각과 깊은 여운을 남긴다. "단순히 가족을 만나러 집에 가는 것뿐이야. 세상의 끝으로 가는 것도 아니고."라는 루이의 말은, 가족과의 만남을 세상의 끝처럼 암담하게 느끼는 루이의 심경의 역설적인 표현 아닐까.

작성:
In-jeong Park

상영 정보

  • Rated:15
  • 개봉일:2017년 2월 24일 금요일
  • 상영 시간:97 분

출연 배우 및 촬영 스탭

  • 감독:Xavier Dolan
  • 각본:Xavier Dolan
  • 출연:
    • Marion Cotillard
    • Léa Seydoux
    • Vincent Cass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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