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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과 그의 신작이자 두 번째 서부 영화 "헤이트풀8"에 관해 나눈 대화.

Photograph: Andrew Cooper
당신이 알고 있는지 모르겠는데,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자 수다 떨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사치스러운 캘리포니아 비벌리힐스에서 자신을 선망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52세의 영화감독은 신작 "헤이트풀8"에 대해서 속사포로 이야기했다. 또 한 가지 우리가 궁금한 것은, 영화를 이토록 사랑하는 사람이 과연 영화를 만드는 일을 멈출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장고: 분노의 추적자" 이후 다시 한 번 서부 영화를 제작하게 된 이유는?
카 체이싱 장면을 만드는 법을 스스로 터득했는데, 그것을 다시 영화로 만들지는 않았다. "장고: 분노의 추적자"의 경우, 그 영화를 통해서 나는 서부 영화를 만들고 말과 카우보이를 다루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스스로도 이 점에 대해 상당히 놀랐는데, 영화를 다 만들고 났는데도 아직 무언가 더 남아 있더라.
 
그래서 다시 돌아온 건가?
서부 영화라는 장르의 경우, 그 영화가 어떤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지에 관해서 언제나 상당히 명확하게 드러내왔다. 1960년대 후반에서 1970년대를 다루는 서부극에는 항상 베트남전과 워터게이트가 등장한다. 게다가 아주 뼛속까지 시니컬하고. 서부 영화를 만들 때는 그 당시 미국의 시대정신을 다루지 않을 수가 없다. 지금으로부터 10년, 20년 정도가 흐르면 "헤이트풀8"을 보면서 이 시기 미국이 어떤 문제를 겪고 있었는지 알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또 그렇게 될 거다.
 
아직도 영화는 10편만 제작하고 그만둘 계획인가?
일단 그게 내 계획이다. 어차피 영화 한 편을 만드는 데 3년 정도가 걸리고 그러면 거의 10년이 남았다고 할 수 있다.
 
왜 10편에서 그만두고자 하나?
나는 영원히 이 일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 언젠가 끝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책임은 스스로 져야 하는 거고. 그 생각에 대해서만큼은 더욱더 확고해졌다. 이건 내 생각인데, 모든 감독이 그런 건 아닐지도 모르지만, 많은 감독이 본인에게는 아직 시간이 많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여기서 시간이란 영원불멸을 뜻할 수도 있고 영화업계에서 그에게 작용하는 운을 말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만들 수 있는 영화가 하나밖에 남지 않았을 때에도 본인은 아직 영화를 여섯 편은 더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절대로 알 수 없는 거지 않나.
 
그렇다면 그 결심 때문에 다음 프로젝트를 선정하는 일이 더 어려워졌나?
영화를 만드는 이유가 더 명확해지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혼 위자료를 내기 위해 영화를 만드는 것과는 다르다. 영화는 단지 ‘누구누구’가 당신과 함께 일하고 싶어 한다고 해서 만드는 게 아니다.
 
"나는 영원히 이 일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 언젠가 끝이 있어야 한다. "

"헤이트풀8"은 액션 영화라기보다는 거의 한 편의 연극 같은 느낌을 준다.
이 영화를 만들면서 나는 어떻게 하면 ‘폭력’을 영화의 서사를 관통하는 어조로 바꿀 수 있는지 배울 수 있었다. 마치 캐릭터들이 쓰고 있는 왕관과 그에 따르는 무게와 위협처럼 말이다. 관객은 폭력이 언제 튀어나올지 알 수는 없지만, 언젠가 그게 등장하리라는 것은 분명하게 알고 있다. 그래서 그냥 그걸 기다리는 거다. 여기서 어려운 점은 이것을 영화 전체로 확장하는 것이었다. 만약 이 영화가 성공적이라면 굉장히 서스펜스 넘치는 작품이 될 거다. 이 영화에서는 내가 체스 말들을 각각의 맞는 위치에 놓고 사건을 쌓아 올리는 데 시간이 굉장히 많이 걸린다. 영화를 통해 나는 체스 게임을 하고, 진짜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이 말들을 정확한 위치에 올려놓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를 볼 때 인내심을 가지고 봐주면 좋겠다.
 
이 작품은 당신의 열정을 불타오르게 할 만한 종류의 영화였나?
제2차 세계대전이나 무술 영화를 만들 때 가졌던 그런 타오르는 듯한 열망을 느끼게 하는 영화 장르가 더 이상 내게는 남아 있지 않다. 어쩌면 딱 하나 남아 있는 장르는 존 딜린저 류의 1930년대 갱스터 영화 정도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뭔가 현대적인 것을 하는 데 관심이 있다. 어떤 캐릭터가 차에 타서 라디오를 켜면, 나는 멋지게 운전하는 몽타주로 필름에 담는 거다. 만약 좀 더 시간이 있다면 "엑소시스트"처럼 정말 정말 무서운 호러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 하지만 내 유머감각을 가져다 차 뒷좌석에 태우고 영화가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무서운 장면들만 만드는 게 과연 나의 재능이나 시간을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인지는 잘 모르겠다.
 
맞다. 과연 당신의 작품이 어느 정도라도 웃기지 않다는 게 가능한 일일까?
나도 내가 정말 유머를 아예 놔버리고 "엑소시스트"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무서운 톤을 유지하는 게 가능할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헤이트풀8" 같은 경우, 내 영화 중 가장 호러 영화에 가까운 작품이기는 하다. 그 어떤 서부 영화보다 이 작품에 많은 영향을 준 건 존 카펜터 감독의 영화 "괴물"이다. 그 영화의 작곡가 엔니오 모리코네, 그리고 배우 커트 러셀과 함께 작업을 하기도 했지만 단순히 그것 이상으로. 물론 "저수지의 개들"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그것과는 별개로 "헤이트풀8"도 "저수지의 개들"에서 영감을 받은 부분이 있다.
 
그럼 처음 시작했던 곳으로 다시 돌아온 건가?
모든 것이 처음 시작했던 그곳으로 돌아간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내 여덟 번째 영화를 첫 번째 영화와 이어주는 탯줄이 거기에 있다.
 
"헤이트풀8" 1월 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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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트풀8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만든 두 번째 서부극. 연합군 장교와 현상금 사냥꾼, 죄수 등 8명의 인물이 각자의 비밀을 감춘 채 눈보라 속 산장에 고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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