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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감독 류승완

8월 5일 개봉을 앞둔 "베테랑"의 감독 류승완에게 질문이 담긴 메일을 보냈다. 답변은 영화 "베테랑"을 읽는 단서다.

"베테랑"을 구상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부당거래"를 준비할 때 만난 실제 형사들에게 묘한 매력을 느꼈다. 자기가 하는 일이 세상을 조금이나마 좋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순수한 열정이 인상 깊었다. ‘우리에게 이런 형사 한 명쯤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출발한 영화다. 또한 "부당거래", "베를린"이 연속으로 다소 어두운 영화였기 때문에 다음 작품에서는 찍는 과정부터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80년대의 클래식한 액션 영화에 열광하던 어린 시절의 즐거움을 다시 느끼고 싶었고, 그런 유쾌함이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베테랑"은 어떤 영화인가? 이번 영화를 만들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베테랑"은 해봐야 안 될 싸움을 기어이 해볼 만한 판으로 만들어버리는 베테랑 형사들의 이야기다. 처음부터 명쾌하게 행동파 형사 서도철을 주인공으로 두고, 그가 통쾌하게 밀어붙이는 영화다. 그리고 그런 형사가 관객들의 바람과 요청을 시원하게 이행해주는 이야기를 그려내고자 했다. 그동안 만들어온 어떤 영화보다도 인물들이 생생하게 살아 있기를 바랐고, 캐스팅에 가장 공을 들였다.
 
똑같이 형사가 등장하는 전작 "부당거래"와 차별성을 두는 부분은 뭔가.
"베테랑"은 "부당거래"의 반대말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부당거래"가 부패한 경찰, 형사들의 어두운 면을 다루고 있다면, "베테랑"은 자신이 맡은 일이 세상을 변화시킬 것이라 믿고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영웅이 되기 위한 행동이 아닌, 본인은 버틸 힘이 있으니 자신의 어깨를 누군가에게 내어주는 것, 그렇게 옳은 일을 추구해가는 광역수사대 베테랑들의 이야기이다.
 
영화 속 실제 형사들의 에피소드가 궁금하다.
용의자에게 수갑을 던져주고 알아서 차라고 하는 장면은 실제 마약수사반 형사에게 들은 에피소드다. 또 깨진 유리창 틈으로 수갑을 던져두고 차고 나오라고 했더니 알아서 차고 나왔다는 한 광역수사대의 에피소드도 활용했다.
 
서도철과 조태오는 각각 어떤 인물인가.
서도철은 모두가 두려워하는 안하무인 재벌 3세를 끈질기게 쫓는 광역수사대의 베테랑 형사다. 사회
정의에 이바지하거나 영웅이 되고 싶다는 거창한 의도가 아니라 힘든 사람에게 자신의 어깨를 내어주는 항상 내 편이었던 삼촌 같은 존재로 그리고 싶었다. 그런 반면 재벌 3세 조태오는 집안의 권력 문제 등 시스템 안에서 일그러진 존재라고 봤다. 본인의 악함보다도 그를 더 악하게 만들어주는 주변부의 시스템이 작용하는 모습을 충실하게 묘사하고자 했다.
 
황정민과 유아인은 합은 어땠나.
다른 배우들과의 호흡도 물론 좋았지만 황정민과 유아인이 구축해놓은 에너지가 충돌했을 때 생기는
쾌감이 대단하다.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두 인물의 감정이 증폭되며 후반부 절정에서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전한다.
 
모델 장윤주를 홍일점으로 캐스팅한 이유도 궁금하다.
평소 장윤주가 방송에서 나오는 모습을 보면서 굉장히 감각 있다고 생각했다. 독특한 개성을 가지고 있었고, 한 번 만나보고 싶었다. 그녀에게는 첫 스크린 도전이었고, 연기를 하는 데 부담감이 있었겠지만 이내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이 그녀의 유쾌한 매력에 끌렸다. 본인이 캐스팅 확정된 후에는 패션 모델로서는 정상의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 잘해야 된다는 승부욕이 있어서 굉장히 열심히 임했다. 현장에서 PD를 붙잡고 대사를 열심히 외우던 모습이 참 예뻤다.
 
현장 분위기 어땠나.
내가 나서서 이것저것 지시하지 않아도 배우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최고의 연기를 보여줬다. 서로 기대 이상의 호흡을 만들어내는 것을 지켜보며 연출자이지만 구경하는 것처럼 즐기면서 임할 수 있었다. 이렇게 편한 현장이 없었던 것 같다. 현장 진행부터 후배들 다독이는 것까지 현장의 모든 것을 챙긴 황정민부터 매 순간 유쾌하면서도 진지하게 임하는 배우들 덕분에 전작과는 다른 영화가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항상 액션을 기대하게 된다. "베테랑"의 액션 콘셉트가 궁금하다.
영화를 만들 때마다 굵은 콘셉트가 있다. 콘셉트는 인물을 중심으로 잡는다. 이 인물이 어떤 스타일의
액션을 하느냐에 따라 세부 액션이 달라진다. 이를테면 "부당거래"를 할 때는 '최철민'이라는 인물이 유도를 전공한 사람이라서 싸움을 시작하면 유도를 하듯 잡아 던지는 식이다. "베를린"에서는 북한의 격술 중심으로 인물을 세웠다. 그런 식으로 인물의 결을 세우면서 대결하는 상대에 대한 중심 콘셉트가 있는 것이다. "베테랑"의 콘셉트는 정말 호쾌하고 시원시원한 액션이다. 고전적인 방식의 액션이랄까, 클래식하고 타격감이 있는 액션을 보이려고 했다. 그리고 액션을 보는 내내 구경하는 맛이 있길 원했다. 액션이 급박하게 진행되다가 엉뚱한 유머가 생기기도 한다. 그리고 후반부로 가면서 감정이 절정에 달할 때에는 점점 격렬해지면서 아찔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다.

베테랑

무서울 것 없는 유아독존 재벌 3세 조태오(유아인)와 그를 쫓는 광역수사대 베테랑 형사 서도철(황정민)의 활약상을 그린 범죄 오락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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