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

Movies,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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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

영화 < 비바 >는 1950-60대의 관능적인 쿠바 음악을 들려주는 음악 영화이자 소외된 성소수자의 상처를 다룬 LGBT 영화다. 동시에 아버지와 아들의 갈등과 화해를 다룬 가족 영화이고, 관객에게 ‘나답게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던지는 한 소년의 성장 영화이다. 감탄할 만한 점은, 서로 결이 다른 네 가지의 서사적 요소가 매우 조화롭게 시너지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예술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점도 박수칠 만하다. 영화 안에 폭소와 뜨거운 눈물이 있다. 한 마디로, 재미있다.

이야기의 구조는 간단하다. 쿠바 아바나의 가난한 미용사 헤수스가 복싱선수였던 마초 아버지의 반대를 극복하면서 드랙퀸으로 무대에 서는 이야기. 이야기에 드라마틱한 반전은 없지만, 영화는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관객을 몰입시킨다. 나약하지만 심성 착한 주인공 헤수스와 그의 꿈을 일방적으로 짓밟는 아버지 앙헬, 그리고 헤수스를 위해 앙헬과 대립하는 드랙퀸 마마까지, 각자 사연을 가진 캐릭터의 인생 스토리가 하나하나 드라마틱하기 때문이다. “젊었을 땐 두려울 게 없었어”라고 말하는 아버지 앙헬, 매 순간 전쟁처럼 치열하게 삶을 개척해 온 드랙퀸 마마, 그리고 모처럼 찾아낸 가수의 꿈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헤수스의 이야기는 영화 속 등장인물의 일상이자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나’의 이야기인 셈이다. 피할 수 없는 가난, 남들과 다른 성 정체성, 소극적인 성격으로 인해 하루하루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헤수스의 따뜻한 이야기가 관객들의 상처마저 위로한다. 아주 특별한 개인의 이야기를 소재로 다수의 공감을 얻어내는 데 능숙한 일본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처럼, 영화 < 비바 >도 성소수자인 헤수스와 주변인의 특별한 스토리를 통해 관객의 공감을 얻어내는 데 성공한 듯 보인다.

내러티브도 탄탄하지만, 배우들의 연기도 리얼하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트랜스젠더로 서는 아들을 외면하는 앙헬과 죽음을 앞둔 폐암 말기의 아버지에게 반항하는 헤수스가 서로 치열하게, 강렬하게 대립하면서도 결국 서로를 인정하고 사랑하게 되는 스토리는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감정으로 차근차근 표현된다. 배우들의 연기가 어찌나 훌륭한지, 영화를 보다 보면 관객은 어느새 주인공 헤수스에 감정이입이 된다. “무대에 서면 안될까요?”라고 묻는 헤수스에게 단호하게 “노!”라고 말하는 앙헬이 얄미워지고, 이에 뚜렷한 반항 한 번 하지 않고 순응하는, 그리고 원하지 않는 일로 먹을거리를 대는 헤수스가 답답하다. 드랙퀸 마마가 “그녀와 사랑에 빠지지 마세요”라고 노래할 때는 웃음을 참을 수 없고, 드디어 무대에 선 헤수스의 열정적인 공연을 본 앙헬이 사랑스러운 손길로 헤수스의 턱을 쓰다듬을 때는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영화 한 편으로 이처럼 다양한 감정을 맛보는 경험은 실로 오랜만이다.

박훈희 (콘텐츠 기획자)

게시됨

상영 정보

개봉일 목요일 10월 13일 2016
상영 시간 100분

출연 배우 및 촬영 스탭

감독 Paddy Breathnach
출연 Héctor Medina
Jorge Perugorría
Luis Alberto Garcí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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