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Movies, 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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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우리는 자주 ‘다른 것’을 ‘이상한 것’으로 치부한다. 비정상의 낙인을 찍기도 한다. ‘정상’의 무리에서 이탈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이 오늘의 삶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는 내 안의 ‘이상한 것’을 들키지 않으려는 속임수다. 인간의 미로 속에는 언제나 비틀리고 기괴한 괴물, 한 두 마리쯤은 서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이상한 것들의 아버지, 그들의 세상을 누구보다도 매력적으로 꾸미는데 천재적인 재능을 지닌 팀 버튼 감독이 4년 만에 돌아왔다. 언제나 그렇듯 세상의 숱한 아웃사이더들, 외롭고 기이한 그러나 아름다운 존재에 대한 헌사를 담았다. 특이한 점은 이 아름다운 존재들이 아이들이며 영화가 진행될수록 용감하고 슬기로운 성장을 거듭한다는 것이다. <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에 등장하는 이상한 아이들의 면모는 이렇다. 옷을 갖춰 입어야만 모습이 모이는 투명인간, 공기보다 가벼워 납으로 된 무거운 신발을 신지 않으면 허공으로 날아올라버리는 소녀, 몸 속 가득 벌을 품고 다니는 아이, 단숨에 농작물을 키워내고 나무를 자라게 하는 아이, 인형에 심장을 꽂아 꼭두각시 놀음을 즐기는 아이 등등. 한 마디로 특별한 능력을 지닌 별종들이다. 하지만 이 별종들은 세상으로부터 환영 받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미스 페레그린의 보호 아래 똑 같은 하루를 반복하는 자신들만의 시공간(크루) 속에 머문다. 영화는 이 시공간을 찾은 소년 제이크와 아이들이 영생을 위해 자신들을 위협하는 악의 무리 할로게스트(우두머리인 바론 역은 사무엘L. 젝슨이 맡았다)들에게 맞서며 성장해가는 판타지물이다.
 
인상적인 캐릭터는 독수리로 변신하며, ‘루프’를 설정하는 능력의 소유자인 미스 페레그린. 전작에 이어 다시 한번 팀 버튼과 만난 에바그린이 연기했다. 스모키한 눈 화장에 위엄을 잃지 않은 표정과 몸짓, 빠르지만 정확한 발음, 우아한 의상과 입에 물려 있는 파이프 담배, 전형적인 ‘어머니’의 이미지는 아니지만 영화 속 미스 페레그린은 누구보다 아이들을 사랑하고 보호하는 양육자다. 그녀는 나치의 폭탄이 떨어지기 직전의 하루를 매일 되돌리며, 보이지 않는 괴물을 향해 총을 겨누고, 극한의 상황에서도 위엄을 잃지 않는다. 어른인 그녀는 아이들을 보호하는 책무를 ‘영광’으로 표현하며 기꺼이 자신의 생을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는 것으로 꾸려간다. 영화 속에서 충분히 다루진 않았지만, 그녀의 ‘타임루프’ 능력과 함께 페레그린이라는 인물의 이야기만으로도 흥미로운 이야기가 될 것이다.
 
팀 버튼의 이번 영화는 랜섬 닉스의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했는데, < 킹스맨 >의 시나리오를 쓴 제인 골드만이 각색을 맡았다. 덕분에 영화는 아이들의 모험과 성장을 담은 상상력 가득한 판타지의 묘미 외에도 기성세대와 아이들, 전쟁의 상처와 나와 다른 타인을 대하는 사람들의 무의식, 투명 괴물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폭력 등 어른들이 곱씹을 만한 은유도 가득하다. 더구나 ‘이상한 것’ 투성이인 아이들의 성장이 온전히 ‘자신의 남과 다른 능력’을 활용한 것이라는 점은 감독이 염두에 둔 주제의식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팀 버튼은 말했다. “나는 라벨링 자체가 싫다. 정상, 비정상, 게이, 레즈비언, 이름표를 붙여야 한다는 것 자체가 지금의 상황이 얼마나 이상한 지를 보여준다.”

기낙경 (타임아웃 서울 컨트리뷰팅 에디터)

글 김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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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 정보

개봉일 수요일 9월 28일 2016
상영 시간 127분

출연 배우 및 촬영 스탭

감독 Tim Burton
각본 Jane Goldman
출연 Asa Butterfield
Eva Green
Samuel L. Jack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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