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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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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 Out 의견

4 최대 별점 5개
배우 송강호가 관객과의 대화에서 작품의 선택 기준에 대해 이렇게 대답한 적이 있다. “소재 측면이 아니라 관점의 새로움.” 그가 영조를 연기한 "사도" 역시 그렇다. 사도세자의 비극은 널리 알려진 사건이지만, 이것을 다루는 관점은 새롭다. 영조와 정조가 아닌 사도세자의 입장에서 그려졌으며, 영조와 사도세자의 심리 묘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왕의 남자"(2005)에서 인물들의 감정을 세밀하게 엮어내던 이준익 감독이 이 비극적인 역사(혹은 가족사)를 영화에 담아냈다.
 
영화는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히게 된 그날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두 인물의 관계를 퍼즐 맞추듯 그려낸다. 재위 기간 내내 왕위 계승 정통성 논란에 시달리는, 콤플렉스를 짊어진 왕 영조는 기대와 달리 공부에 매진하지 않는 아들이 이해되지 않는다. 그리고 사도세자는 그림 그리는 게 좋은 자유분방한 기질을 지닌 아들. 권력다툼과 지위가 얽혀 있지만, 영화는 그보다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역할에 더욱 초점을 맞춘 듯하다. 그래서 지금 보아도 흥미롭고 몰입 또한 자연스럽다. 부자 간 소통의 부재, “내가 바란 것은 아버지의 따뜻한 눈길 한 번, 다정한 말 한마디였소…” 라는 사도세자의 대사는 현대에도 유효하지 않나.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 흘러가기에 배우들의 연기는 더없이 좋다. 배우 송강호가 연기한 영조는 묘하게 현대적인 말투로 세자를 나무라곤 하는데, 그것이 꽤 자연스럽다. 사도세자를 연기한 유아인은 최근 개봉한 "베테랑"에 이어 만개할 대로 만개한 듯하다. 유아인을 떠올리며 시나리오를 썼다는 이준익 감독이 옳았다. 한 청년이 뒤주에서 광인이 되기까지, 유아인이 연기한 사도는 애처로워 얼굴이 스크린을 가득 채울 때마다 같이 눈물 흘리게 된다. 배우들의 노인 분장과 엔딩 장면 등 몇몇 아쉬운 부분은 있지만, 오랜만에 만난 감정적으로 몰입되는 좋은 사극 영화임은 분명하다.
작성:
Hye-won Kim

출연 배우 및 촬영 스탭

  • 감독:Lee Jun-Ik
  • 출연:
    • Song Kang-ho
    • Yoo A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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