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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와 칵테일이 끝내주는 바

편안하게 마실 수 있는 칵테일부터 향긋하게 코를 찌르는 위스키까지, 바에 가면 당신의 기분을 돋울 술이 도서관의 책처럼 빼곡히 진열되어 있다.

“칵테일? 그건 분위기 내러 온 여자들이 먹는 술 아니야?” ‘상남자’, 또는 ‘술다운 술’을 선호하는 여성들이 칵테일을 멀리하는 이유다. 이들의 마음이 닫혀있는 건 사실이지만, 꼭 틀린 말은 아니다. 독주를 베이스로 과즙, 리큐어, 시럽 등을 섞어 만드는 칵테일은 도수 보다는 조화의 미학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하지만 술 본연의 맛을 살리는 칵테일도 있고, 들어간 재료는 많아도 코를 찡그리게 되는 칵테일로는 ‘칵테일의 여왕’으로 불리는 맨하탄이 있다. 바다보다 푸른 차이나 블루나 미도리 사워를 마시고 ‘이게 술이야?’ 감탄하며, 실망한 적이 있다면 그것은 바텐더의 탓이 아니라는 것도 이참에 알려준다. 편안하게 마실 수 있는 이 칵테일 둘은 모두 주스 같이 달고, 진하게 섞여 나오는 게 정석이다. 위스키 또한 마찬가지다. 독하고 비싼 술만은 아니라는 소리다. 매주 한 위스키를 선별해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바는 한남동에 있고, 은은한 오크 향이 나는 ‘가벼운’ 위스키를 더불어 소독약 냄새가 허를 찌르는 아일라산 위스키도 길들여지면 홍어처럼 찾게 된다. 하지만 당신의 취향은 위스키 병만 보고 판단할 수 없으니, 바에 있는 바텐더들과 충분한 대화를 나누기를 권장한다. 그들은 술에 있어서는 전문가이고, 사실 당신과의 술 이야기를 은근 기대하고 있으니까.

로빈스 스퀘어

홍대의 반스 스토어 지하에 숨어있는 이곳은 클래식 영화 스타인 험프리 보가트가 단골로 다닐 것 같은 분위기를 지녔다. 프리미엄급의 위스키와 최상의 믹솔로지, 클래식한 인테리어를 갖췄지만,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첫 번째 이유는 아니다. 첫 번째 이유는 이곳의 진솔한 분위기다. 전문 바텐더의 감각을 가진 로빈 사장과 직원들은 손님의 입맛에 맞는 술을 파악해 빠르게 준비한다. 우리가 즐겨찾는 메뉴는 그레이 구스와 마스카포르네 치즈가 콤비를 이루는 포르마 돌체 칵테일. 이곳의 술은 단 한 잔도 실망시키는 법이 없다. 만약 누군가에 술로써 감동을 줘야 한다면 나는 이 바를 추천하고 싶다. 칵테일에 관해서는 개인적으로 국내 최고의 바라고 생각하는데,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지지도 않았고, 과소평가되고 있는 것 같다. 로빈스 스퀘어를 처음 간다면 손님이 아닌 친구 사이로 연을 맺게 될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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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

키퍼스

유러피언 스타일 바로 문을 연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는 곳이다. 키퍼스는 바텐더를 뜻하는데 유럽에선 바를 지키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부른다. 다른 바와 달리 2–3개월 주기로 테마가 바뀌는데, 지금은 ‘이탈리아’를 테마로 지중해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20여 종류의 시그니처 칵테일을 선보이고 있다. ‘청담 칵테일 위크’를 주최하고 세계적인 믹솔로지스트를 섭외해 칵테일 클래스를 여는 등 청담동의 바 문화를 선도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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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올드 패션드 같은 칵테일 되나요? 오렌지와 위스키는 빼고요. 달지 않게.” 매번 샴에 갈 때마다 추상적인 칵테일을 주문한다. 돌아오는 건 한숨 소리지만, 몇 가지의 질문이 오가면 바텐더는 늘 그날 감성에 맞는 칵테일을 만들어 내놓는다. 비교적 한가한 압구정 로데오 거리 골목에 단골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바로 샴의 섬세한 바텐더 덕분이다. 솔직히 친절한 편은 아니다. 하지만 자주 찾을수록 입맛에 맞는 칵테일을 찾아주고, 천장에 걸린 각종 위스키에 대한 설명도 빼놓지 않는다. 여덟 명이 붙어 앉는 좁은 바에 앉아 칵테일을 시키면 금요일 밤의 소음에서 벗어나 대화에 집중할 수 있다. 셋 보다는 둘이 찾기 좋은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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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동

르 챔버

세련됐다. 화려하다. 호텔 바에 온 것처럼 고급스럽다. 르 챔버에 들어서자마자 마음 속에서 들려올 말이다. 르 챔버는 가격부터 서비스, 시설까지 모든 면에서 최고급을 지향하는 스피크이지 바다. 디아지오 월드 클래스 세계 대회 챔피언을 거머쥔 엄도환, 임재진 오너 바텐더가 ‘7성급’ 바 경험을 제공한다. 거기에 최근까지 몇 년간 한국 챔피언 자리를 독식 중인 박성민 바텐더까지 합세해 더욱 짜릿해졌다. 정체나 형체를 알 수 없는 모호한 간판은 더 이상 스피크이지 바의 특징이 될 수 없을 정도로 당연하지만, 이곳의 지하 입구에 있는 ‘퀴즈’는 독특한 특징이다. 서가 형태로 된 지하의 입구에서 딱 한 권의 책을 찾아내야 문이 열린다. 현대판 스핑크스의 위트다. 최근 볼트82(Vault +82)를 위시해 많은 ‘고급’ 바가 청담동에 생겼지만, 가장 먼저 가봐야 할 곳으로 꼽는다. 그만큼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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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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