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어른들은 ‘그래도 예전이 살기 좋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지나간 어제와 달리 현실은 언제나 녹록지 않다. 23살의 대학원생이던 구성수가 기록한 24년 전의 서울도 그렇다. 어느 것 하나 분명하지 않은 내일을 위해, 사람들은 각자의 고단함을 견디며 일상을 이어나갔다.
Seoul Eye: 그리고 여전히 서울
변함없이 고단한 서울에서, 오늘도 사람들은 살아간다.
서울을 포착한 작가 더 보기
가족사진치고 가족을 제대로 보여주는 사진은 거의 없다. 스튜디오에서 새하얀 조명을 맞아본 적이 있다면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평소에 입지 않는 옷 매무새를 바로잡다 보면 사진가의 목소리 들려온다. “자, 자연스럽게 웃어보세요”. 이렇게 낯선 곳에서 화목한 척을 하라니! 하지만 정연두의 사진 속 인물들은 비교적 편안해 보이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생소하다. 척추를 곧게 펴고 카메라를 응시하는 가족들. 그들의 미소는 어색하기 짝이 없지만, 사진은 단순한 인물이 아닌, 각각 가족의 분위기를 살려낸다. 작가는 카메라를 들고 직접 가족의 집을 방문했기 때문이다.
라디오를 스마트폰처럼 애지중지했던 80년대. 핸드폰으로 TV를 챙겨 보는 학생들에게는 생소한 시절이지만 “전국노래자랑”은 X세대가 태어나기 전부터 경기도 오산의 슈퍼우먼, 노래하는 충남의 할머니 등 연령과 국적 불문의 독특한 재주꾼들을 조명해왔다. TV에 비춰지는 순간 연예인으로 급부상하고, 방송이 끝나면 동네에서 알아주는 재주꾼으로 돌아가는 ‘빤짝스타’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순식간에 잊혀지는 것이 또 순리였다. 그러나 변순철은 2005년부터 “전국노래자랑”의 출연자들을 사진으로 담아왔다.
평양은 배고프고 억압받는 도시, 그리고 서울은 잘 먹고 잘사는, 자유로운 곳. 한국에 한 번도 와보지 못한 외국인들이 남한과 북한을 그릴 때 떠올리는 가장 대표적인 이미지다. 평양에 가보지 못한 서울 사람들 또한 대부분 근거 없이, 비슷한 결론을 내린다. 하지만 건축가이자, 사진작가인 디터 라이스트너(Dieter Leistner)는 이 모든 게 진부한 편견이라고 설명한다.
Discover Time Out original vid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