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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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 (Courtesy of the artist and PKM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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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urtesy of the artist and PKM Gallery
이불 (Courtesy of the artist and PKM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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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urtesy of the artist and PKM Gallery
2012년부터 반짝이는 물건과 거울에 꽂혀 있던 이불. 그녀는 건축과 가끔 꾸는 꿈에서 영감을 얻어 미술관 내에 벽과 천장이 구분되지 않는 공간을 여러 방식으로 구현해왔다. 무슨 말도 안 되는 말이냐고? 오스트리아 스와로브스키 박물관에 가면 크리스털로 도배한 ‘상상의 방(Chamber of Wonder)’이 공간의 경계를 허문다. 아이콘 갤러리에서 전시되며 주목받은 ‘Via Negativa(2012)’ 또한 같은 맥락으로, 거울로 만든 미로 같은 공간을 보여줬다. 영국 최초로 열린 개인전 당시 “버밍엄 포스트”와 인터뷰를 한 작가는 ‘Via Negativa’를 ‘관람객이 불편해할 방’이라고 설명했는데, 이번 PKM 갤러리에서 선보이는 신작에도 양면 거울과 조명을 단 크리스털 조형물이 함께 설치될 예정이다. 전시장에 멀뚱멀뚱 서 있노라면 남의 시선이 의식되는, 신비하고도 정말 불편한 공간으로 마음 졸이게 될 것이 분명하다.
 
군부독재 시절에 태어나, 한국이 민주주의 국가로 발전한 과정을 목격한 작가는 이룰 수 없는 이상적인 세계를 거대 설치 작업으로 승화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런 작업은 그녀의 최근 관심사이자,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작품 형태이다. 그렇지만 2014년 광주 비엔날레를 인상 깊게 봤다면, 이불이 얼마나 다양한 작업을 해왔는지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89년도의 어린 작가는 나체로 천장에 거꾸로 매달려 낙태를 표현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고, 우주괴물을 연상시키는 보디슈트를 입고 일본의 거리를 활보한 적도 있다. 물론 거울이 주인공인 전시에, 작가는 스스로를 소재로 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혹시라도 거울에 속속 반사될 당신의 모습에 놀라고, 또 전시에 집중하지 못하는 당신에게 잊지 못할 작가의 ‘과거’를 공개한다. 괴상한 코스튬을 입고도 당당했던 작가의 옛 작품 사진을 찾아보면 통로 없는 세계를 비추는 거울 정도야 무서울 게 없어 보인다.

글 박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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