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란스러운, 뜨거운, 넘치는

Art
  • 5 최대 별점 5개
0 좋아요
저장하세요
광복 전시 (Courtesy of the artist and MMCA Seoul)
1/3
Courtesy of the artist and MMCA Seoul
광복 전시 (Courtesy of the artist and MMCA Seoul)
2/3
Courtesy of the artist and MMCA Seoul
광복 전시 (Courtesy of the artist and MMCA Seoul)
3/3
Courtesy of the artist and MMCA Seoul

국민체조 플래시몹으로 신선한 개막식을 치른 전시는 지금 가면 흑백으로 물든 슬로 모션 영상이 엄숙한 분위기로 운을 띄운다. 광복 70년 기념 기획전은 전쟁으로 찢어진 남한과 북한의 “소란스러움”과 60-80년대를 거치며 단기간에 이뤄진 “뜨거운” 도시화를 직접 경험한 작가들의 기록, 그리고 지금의 젊은 작가들이 바라본 그때 그 시절을 다룬 작품으로 전시 1과 2막을 어둡게 칠한다. 총이나 빨갛게 물든 철조망처럼 전쟁의 이미지를 직접적으로 다룬 작품은 공격적인 한 방이 있지만, 나직한 왈츠 음악에 맞춰 춤추는 군인 피규어들을 다룬 영상 작업은 첫눈에 띄었던 미소를 서서히 앗아간다. 영상 가까이에 서면 춤추는 장난감 군인 속에 내려앉는 그림자가 꼭 독재자처럼 보여, 안 그래도 큰 전시장이 더 길어 보인다. 하지만 지하에서 벗어나 1층에 자리한 마지막 막에 가까워질수록 괴상한 음악 소리가 명확해지며, 무거운 무드를 깬다.

일리어네어의 ‘연결고리’, 조용필과 서태지의 90년대 음악이 뒤섞여 들려오는 계단을 오르면 동시대 (소란스러움과 뜨거운)에 얽힌 불안함을 표현한 “넘치는”장이 있다. 백남준의 텔레비전은 깨진 화면을 보여주지만, 또 다른 영상 작업은 노란색에 꽂힌 한국판 ‘밥 아저씨’가 행복한 회화를 그리는 방법을 알려준다. 붓으로 색깔을 칠할 때마다 까마귀처럼 까악! 소리를 지르는 그림 강사. 작품과 작가 이름이 있어야 할 벽에는 숫자 하나만 달랑 그려져 있어, 그의 이름이 궁금하면 끝까지 강의를 들어야 한다. 영상을 같이 보던 아이들과 어찌나 깔깔 웃었는지. 근래에 본 작업 중 가장 여운이 길다. 나가는 길에 뒤를 돌아보니 같은 아이들이 작품 34번을 다시 보고 있었다.

글 박진영

이벤트 전화 02-3701-9500
이벤트 웹사이트 http://www.mmca.go.kr/
LiveReviews|0
1 person listen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