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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징크의 사람 작품은 ‘마담 투소’와 다르다

샘 징크의 작업은 진짜 사람 같지만, 실제로 보면 징그럽지 않다. 하지만 심오한 작업을 하는 작가치고는 얼굴에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 그래서 더 오싹했다.

샘 징크 ("Unsettled Dogs"(2012) courtesy of the artist and Sullivan+Strumpf, Syd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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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settled Dogs"(2012) courtesy of the artist and Sullivan+Strumpf, Sydney
샘 징크 ("Small things"(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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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ll things"(2012)
샘 징크 ("Still Life (Pieta)"(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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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ill Life (Pieta)"(2007)
샘 징크 ("Tattooed Woman"(2007) courtesy of the artist and Sullivan+Strumpf, Syd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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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ttooed Woman"(2007) courtesy of the artist and Sullivan+Strumpf, Sydney
오기 전에 열심히 조사를 했는데, 작품을 실제로 보고 질문이 바뀌었다.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이 작은 편인데, 이렇게 작은 옷은 어디서 구했나?
‘Still life(Pieta)’(2007)의 남성이 입은 재킷은 가게에서 구해 수선을 한 옷이다. 실리콘으로 만든 사람 작품은 팔 다리가 유연하지 않기 때문에 주로 천을 사서 옷을 제작한다. 실제 작품을 만들기 전에 작은 모형을 만들어 천을 대본 다음, 그 상태에서 바느질 작업을 하는 방법. 마네킹에 옷을 입히는 것과 같다고 보면 된다. 
 
옷은 직접 만드나?
‘Woman and Child’(2010)의 노인이 입은 옷은 엄마가 만들었다. 이렇게 작은 사람에게 맞는 옷을 찾는 건 어렵고, 내가 원하는 색깔과 질감의 옷을 찾는 건 불가능하니 말이다. 디자인을 한 후 엄마에게 모형을 주면, 그녀는 그것에 핀을 꽃아 그 위에 바로 천을 둘러 옷을 만든다. 나만큼이나 세심하고 까다로운 사람은 아직 우리 엄마 밖에 만나지 못했다. 우리 엄마가 최고다. 
 
아티스트로 활동하기 전에 영화 쪽에서 산업 조각가로 일했었다. 아티스트로 전향하게 된 계기는?
사실 젊었을 때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했기 때문에 작가로서 시작을 했다고 할 수 있다. 그 후에는 TV 광고를 위한 소품 만드는 일을 했고, 자연스럽게 영화 쪽으로 발은 담게 되었다. 하지만 그 당시에도 꾸준히 개인 작업을 했고, 기회가 될 때는 전시도 했다. 영화 쪽 일이 재미있기는 했지만 아티스트로서의 욕구를 충족시키지는 못했다. 영화에 필요한 모형을 구상하고, 틀을 잡아 놓으면, 그것의 형태를 다듬어 주는 사람과 그것에 색을 칠하는 사람이 따로 있었다. 
 
머리카락을 핀셋으로 집어 실리콘 ‘피부’에 찔러 넣는 영상을 보았는데, 작업을 하면서 징그럽다고 생각한 적은 없나?
한 번도 없다. 하지만 ‘Woman and Child’를 만들 때는 노인들의 사진을 계속 들여다봤고, 만들고 있는 몸 속에 빠져드는 느낌이 든다. 작업하는 과정에 매료가 되면 명상을 하는 느낌이 든다. 물론 지칠 때도 있다. 
 
작품 속 사람들은 몸을 웅크리고 있거나, 눈을 감고 있다. 이들은 잠을 자고 있는 건가? 죽은 것 같지는 않은데. 
초현실적이거나, 몽롱한 분위기를 내기 위해 이러한 스타일을 고집한다. 처음에는 눈을 뜬 사람들을 생각했는데, 이렇게 되면 관람객이 작품 속 인물들을 이해하려는 노력에 작품을 ‘직역’하려고 든다. 
 
작품을 만드는데 생각하는 시간까지 합쳐 5–6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텅 빈 스튜디오에 조각 하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건 아니다. 그림을 그리고, 모형을 만든 후, 그 작업에서 완전히 떨어져, 다른 생각이나 작업을 한다. 시간이 지난 후에는 객관적으로 작업을 바라볼 수 있어 여러 작업을 함께 동행한다. 
 
실제로 ‘사람’ 하나를 만드는데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는 않는다.
콘셉트 부분과 기술 부분이 모형을 통해 해소가 되면, 실제 작업을 만드는 데는 대략 3–4개월 정도가 걸린다. 사람들은 보통 ‘작은 작업’을 보고 시간이 조금 걸리거라 생각하는데, 꼭 그렇지도 않다. 
 
테크닉이 주는 놀라움에 머물지 말고, 관객이 작품을 마음으로서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렇다면 왜 기술에 치우친 작품을 만드는 건가?
개인적으로 아름답게 빚은 물건을 좋아한다. 아름다운 물건은 통용이 되고 오래 남는데, 세상에는 아무런 가치 없는 잡동사니가 너무 많다. ‘잡것’이 아닌, 귀중하게 다룰 수 있는 ‘물건’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늘 성공하는 건 아니지만. 
 
전시되지는 않았지만, 가슴팍에 문신을 새긴 할머니를 인상 깊게 봤다. 그녀는 결혼식을 올리는 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아끼는 작품인데, 전시가 되었을 때 사람들이 쉽게 받아드리지 못한 작업이기도 하다. 예전에 작업을 하던 스튜디오 옆에 공영 주택 단지가 있었는데, 이곳에는 말괄량이 같은 아이들을 돌보느라 고생하는, 보기만해도 강인한 여성들이 살았다. 저소득층 가구들이 대부분이라 범죄율이 높았는데, 이곳의 여성들은 (거의) 모두 아름다운 문신을 세기고 있었다. 그 때 보았던 광경을 한 이미지로 담은 작품이 ‘Tattooed Woman’(2007)이다. 노인이 머리에 두른 천은 일반 면사포가 아니고, 성모 마리아의 면사포에 가깝다고 보면 된다.  
 
사진 속의 작품은 소름이 끼칠 정도로 ‘진짜’ 같은데, 실제로 보니 꼭 그렇지도 않다. 개인적인 기억이나 상상에서 비롯된 작업을 볼 때, 관람객으로서 어떤 태도를 가지는 게 좋을까?
완전히 열린 마음으로 작품을 바라봤으면 좋겠다. 어려운 설명이 필요한 작업을 높이 사지는 않는다. 당신이 말했듯 나의 작품은 ‘진짜’ 같지만, 극사실주의 작품은 아니다. 진짜보다 더 진짜 같으면 괴상하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고, 작품과 소통하기 어렵다. 하지만 적당한 현실감은 작품과 연관성을 짓는데 도움이 되고, 스스로의 상상과 이야기를 부여할 수 있게 된다. 
 
현대미술에 어떤 기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현대미술 세계를 떠나, 전에 말했듯 귀중한 물건을 만들고 싶다. 종교적인 예술이나, 시대적 상징이 되는 그런 고귀함을 말하는 것이다. 이런 완벽한 물건은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도, 그것에서 위안을 삼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장 좋은 예로 십자가상이 있다. 수백만 구의 집에는 십자가가 걸려있는데, 사람들은 그것에서 물건을 뛰어넘는, 영적인 위안을 받는다. 나는 종교가 없지만, 이런 힘이 있는 물건을 만들고 싶다. 현대미술 세계에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의도라면, 당신의 작품은 공공미술 작품으로써 더 적합할지도 모르겠다. 
실리콘은 내구성이 있어 오래가지만, 옷은 얼룩이 져 엉망이 되겠다. 하지만 그런 작업을 해보고 싶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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