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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불수교 130주년 사진전, <보이지 않는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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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으로 보이는 커다란 형상이 하얀 천으로 대충 덮인 채 야외 벤치 위에 놓여 있다. 어딘가 씁쓸함이 느껴지는 이 작품은 프랑스의 사진작가 마티외 페르노(mathieu Pernot)의 <버림받은 자들(Les Proscrits)> 연작 중 하나. 공공장소에 방치된 이민자의 시신을 카메라로 기록한 작품이다. 천으로 덮여 있는 인물은 가까스로 그 실루엣이 눈에 들어오지만 정확히 보이지는 않는다. 보이지 않는(invisible) 사회 주변의 많은 이들, 그리고 프랑스의 철학자 롤랑 바르트의 사상이 이번 전시를 이루는 출발점이 된다. 롤랑 바르트는 위인이 아닌 약자에게, 집단보다는 개인에게, 서사적 역사보다는 일화에 초점을 맞춘다. 그가 1955년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서 열린 대규모 사진전 <인간 가족(The family of man)>을 비판한 이유도 바로 같은 지점에 있다. 사랑, 결혼, 출산, 육아와 관련된 인간의 삶을 ‘보편적’으로 제시하며 ‘인간은 한 가족’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인간의 다양한 삶과 예외를 무시하는 획일화된 ‘신화’에 불과하다는 것, 사회적 소수자를 외면하는 편협한 ‘인류애’를 감상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이번 전시는 68개국 273명에 이르는 사진작가의 작품 503여 점을 전시한 <인간 가족>의 구성과 의도적으로 닮았다. 프랑스의 국립조형예술센터(CNAP)와 프랑스의 예술품 수집 기관 프락 아키텐(frac Aquitaine)의 소장품 중 세계적인 현대 사진작가들의 작품 200여 점을 4개의 챕터로 나누어 전시한다. 하지만 전시 내용은 사뭇 다르다. 바르트의 이론에 영향을 받은 작가들을 중심으로,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주변인’을 담아낸 작품들이 깊은 울림을 품은 채 관람객을 기다린다. 그리고 사진 속 인물들의 모습은 그 어느 때보다 뚜렷하다. 

 
 
Photographs
1 COURTESY OF SEMA
2 © ADAGP, Paris 2016/photo: VG Bild-Kunst, Bonn
3 © Laurent Kropf/photo: Jean-Christophe Garcia
4 © Agnès Geoffray/photo: Cn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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