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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년의 신화: 한국 근대 미술 거장전> 유영국, 절대와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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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의 두 선구자, 변월룡과 이중섭에 이어, 유영국 전이 국립 현대 미술관 한국 근대 미술 거장전 3부작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한국 근대 미술 거장전은 한국 미술 발전에 있어 역사적인 획을 그은, 1916년에 출생한 세 작가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일종의 회고전이라 할 수 있겠다.

대한민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유영국은, 강렬한 색채의 기하학적(삼각, 사각, 원 등) 요소로 유명하다. 당시 아무도 걷지 않던 길을 걸었던 그는 한국 화단에 추상화를 소개하였고, 이후 변함없이 추상만 고집해왔다. 큰아들 유진이 왜 아버지는 남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추상화를 그리느냐 묻자, 유영국은 대답했다. “추상은 말이 없잖니. 설명도 필요 없고. 보는 사람이 보는 대로 이해하면 되는 거지.”

1916년 경상북도 울진에서 한 지주의 아들로 태어난 유영국은, 어려서부터 울진의 깊은 바다와 끝없는 산맥, 광활한 동해를 바라보며 화가의 꿈을 키운 뒤 도쿄의 명문 미술 학교에 진학한다. 귀국 이후, 어부를 하다가 이후 양조장을 열어 넉넉한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 유영국의 아들이 말하기를, 그의 아버지는 단 한번도 돈에 관하여 이야기한 적이 없었고, 금전적인 부분은 전혀 문제로 삼아지지 않았던 부분이라 했다. 유영국은 부인에게도 자신의 작품은 자신의 죽음 이후에나 판매될 것이라 이야기했으나, 실제로는 그가 60세가 되던 해부터 작품이 판매되기 시작했다.

음유시인과도 같았던 유영국의 작품은 그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한다. 왜 그렇게 많은 이들이 그의 작품에 열광했는지 그 에너지를 느끼는 순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점, 선, 평면, 형체, 색깔 따위의 기본 요소를 활용한 그의 추상화는 관람객으로 하여금 자연의 본질에 가까이 그리고 깊이 다가서게 만드는 엄청난 끌림을 가지고 있다. 단순한 그리움이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닌, 더 깊은 의미의 무언가를 질문하게 만든다. 즉, 요소 하나하나가 이루어져 완벽한 균형을 이루는 그의 추상화는 바라보는 순간 깊고 진실된 아름다움으로 관람객을 압도한다. 강렬한 색채와 두툼하고 우직한 붓질의 조화는 눈을 뗄 수 없이 매력적이다. 그의 작품은 특히 산과 자연을 연상시키는 풍경적 추상화라 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해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내 작품에는 산이라는 제목이 많은데 그건 산이 많은 고장에서 자란 탓일 게다.”

유영석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단순한 나무 조각과 선, 그리고 색을 요소로 한 구성을 이뤄내는 작품들이 보인다. 관람객들은 같은 작품을 각기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다른 느낌을 얻지만, 한 가지 공통적으로 알게 되는 점이 있다. 바로 요소의 구성을 중요시했던 화가라는 것이다. 색채로 이뤄내는 자연의 조화에 대한 비대칭적 추상화. 삼각, 사각, 원을 사용한 작품부터 강렬한 색채의 뒤섞임을 표현한 작품까지 유영석의 모든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시각적인 이야기가 끊기지 않는 것만 같다. 동시대 화가였던 이중섭과 달리, 유영석은 작품 내에서는 감정적인 표현을 아꼈다. 대신, 보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작품으로부터 각자 느끼는 감정을 일궈내게 한다. 전시회를 관람하고 나오면서야 비로소 추상은 말이 없다던 유영국의 말을 곱씹어볼 수 있었다.

<백 년의 신화: 한국 근대 미술 거장전> 유영국, 절대와 자유 전은 한국 근대 추상 화가 유영석의 도쿄에서의 회화 공부 시절부터 1999년 절필작까지 그의 회화 인생 60년을 4개의 관에 걸쳐 전시한다. 전시는 2017년 3월 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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