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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상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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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한 디자인 월간지를 읽던 작가 권오상은 이런 생각을 했다. ‘이달에 지구에 등장한 가장 그럴싸한 사물들을 한데 모아놓으면 과연 작품이 될 수 있을까?’ 평소 ‘다작을 소망한다’는 조각가답게 그는 생각하는 데에서 멈추지 않았다. 잡지 에 나온 이미지들을 모아 자작나무판 위에 인쇄했고, 평균 10가지 정도의 이미지로 평면 부조를 만들었다. 작품의 이미지로 차용한 제품의 디자이너와 사진을 찍은 사진작가, 광고주, 회사, 매체 등 알고 보면 엄청나게 많은 이들의 저작권이 한데 뒤엉킨 작품이기도 하다. 여섯 점의 작품 시리즈 제목은 <릴리프>. <뉴스트럭쳐> 시리즈와 함께 이번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권오상이 처음 선보이는 신작이다.

 사실 2개의 신작 시리즈는 2차원과 3차원의 경계를 오가며 공간에 대해 탐구해온 작가의 전작과 연결되어 있다. ‘사진 조각’으로 불리는 그의 초창기 작품 <데오도란트 타입> 시리즈에서는 인물을 최대한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한 뒤 그 사진 부분 부분을 작은 조각으로 이어 붙여 실물과 비슷한 입체 조각을 만들었다. 평면 사진에 조각의 의미를 부여한 <더플랫> 시리즈에서는 잡지에서 오린 이미지 뒤에 철사를 붙여 바닥에 세운 뒤 그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 평면 화면에 재구성했다. 굳이 평면인 사진을 입체 조형물로 만들거나 애써 만든 조형물을 다시 촬영해 평면 이미지로 환원하는 이유는 뭘까? 그 지난한 작업 과정을 알고 나면 평평한 그의 작품에서 2차원과 3차원을 아슬아슬하게 오가는 ‘공간’이 읽힌다. 그리고 지하 1층에서 <뉴스트럭쳐>를 감상하는 동안 그 공간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이번에 전시되는 <뉴스트럭쳐> 시리즈는 미국의 조각가 알렉산더 칼더(Alexander Stirling Calder)의 작품 ‘스테빌(Stabile)’에서 영향을 받았다. 그의 전작 <더플랫>과 반대로 2차원의 평면사진을 다시 3차원의 거대 구조물로 만들었다. 조형물이 서로 붙어 있는 모습과 개수, 어떤 방식으로 지지되었는지 등 구조적인 방식은 ‘스테빌’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고 재료는 알루미늄을 사용했다. 역시나 대형 판 위에 인쇄된 이미지는 그가 인터넷에서 검색해 스크랩한 동시대의 이미지들. 자동차 바퀴, 인형, 치즈 등 낯설지 않은 그림이지만, 서로 전혀 연관성이 없다. 10점의 작품은 정해진 규칙 없이 지하 1층 전시장 안에 꽉 채워져 있다. 앞뒤로 다른 이미지가 인쇄되어 있기 때문에 한 바퀴 돌며 작품을 감상하면 보는 사람의 위치에 따라 시시각각 다른 형태와 이미지, 색감으로 보인다. 어떤 동선으로 관람하는지도 순전히 관람객의 선택. 작가의 전작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작가의 말처럼 ‘<더플랫>의 안을 걷는 듯한 느낌이 든다. 다만, 당신이 15살 이상일 때만 그 경험이 해당된다. 실제로 <뉴스트럭쳐> 신작 10점을 전시하는 아라리오 갤러리 지하 1층은 관람객(혹은 작품)의 안전을 위해 15살 이상만 입장할 수 있다.

 꾸준히 사진과 조각의 요소가 결합된 작품을 선보이는 작가 권오상. 명확하게 자신을 ‘조각가’의 범위 안에서 설명하지만 이미지와 사진 또한 그의 작품을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다. 전통적인 조각의 기법을 너머, 생생한 ‘요즘’ 이미지로 창조한 현대판 ‘이상한 나라의 숲’. 작가가 구현한 새로운 경계의 공간을 이번 전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작성:
Hwang Hye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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